『시대를 뒤흔든 사랑』(총 4권)은 미국작가 린든 오어Lyndon Orr가 1916년에 『Famous Affinities of History』라는 제목으로 출판한 원작을 번역한 책이다. 이 책 안에는 기원전에 살았던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에서부터 시작하여 1800년대까지 유명했던 역사적 인물 총 33명과 그 주변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유명세를 타는 것도 시대를 따라가는 듯하다. 산업혁명 이후 자본주의 사회가 도래하기 이전까지 시대를 뒤흔들어놓고 역사에 길이 남았던 인물들은 주로 왕족이나 귀족들이었다. 산업혁명을 전후로 하여 서서히 새롭게 유명인사로 등장하는 계층들이 있다. 군인, 정치가, 작가, 사상가들이다. 지금은 연예인들이 가장 관심의 대상일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유명인물 33명도 시대의 흐름을 타고 있다. 우선 클레오파트라, 엘리자베스 1세, 찰스 2세, 예카테리나 여제 등 왕족이나 귀족들 중심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 다음엔 군인들로 명성을 떨쳤던 나폴레옹, 모리스 드 삭스, 휴스턴 등이 이어진다. 정치가로는 미국 부대통령 애런 버와 프랑스 정치가 레옹 강베타 등이 나오며, 여성 문학의 선두주자들인 블레싱턴, 마담 스탈, 조르주 상드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조나단 스위프트, 위고, 발자크, 찰스 디킨즈 등의 유명 소설가들도 빠지지 않았으며, 낭만주의 3대 시인 중에서 바이런과 셸리도 등장했다. 구시대에서 변혁을 위해 필수적이었던 혁명적인 사상가나 철학자, 아벨라르, 칼 마르크스와 역사가 칼라일의 이야기도 수록되어 있다. 배우였던 아드리엔느 르쿠브뢰르, 롤라 몬테즈도 포함되어 있다.
당시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고, 역사 속에 길이 남아 있는 33인의 스캔들이지만 이 책은 각각의 인물들에 그리 가볍게 다루지 않았다. 꼼꼼하게 역사적 자료에 근거하여 인물들에 대한 해석들을 다시 조명해보고, 사랑인지 추문인지를 짚어보았다. 역사책처럼 딱딱하게 사실만 기술되어 있지 않아 읽는 내내 옛 이야기를 읽어나가는 것처럼 흥미롭고 재미있다.
저자인 린든 오어Lyndon Orr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필명으로 보이며, 가장 근접하게 일치하는 동시대 학자로 해리 서스톤 펙Harry Thurston Peck(1856-1914)이 있다. 그는 미국 고전문학 학자, 작가, 편집자, 비평가였으며 콜롬비아 대학교 라틴어 교수였다. 『하퍼 고대유물사전Harpers Dictionary of Classical Antiquities』을 편집했고 그 외에도 많은 책을 저술했던 사람이다.
옮긴이 박제니는 재미나고 지혜로우며 용기와 희망이 담긴 글을 쓰고 번역하고자 하는 작가이며 번역가이다. 에세이 『투비해피』를 썼으며, 『시대를 뒤흔든 사랑』(1~4권), 『재미나고 신비로운 아라비안나이트』(총10권)을 번역했다.